대영제국의 향수? 브렉시트 배경 속 영국의 국가 정체성

웅장했던 대영제국의 역사는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습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찬사 속에서 영국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했죠. 하지만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제국의 위상은 점차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과거의 영광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특별한 국가라는 자부심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유럽 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영국은 유럽 경제 공동체(EEC) 가입을 결정했지만, 완전한 통합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16년,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이 결정의 깊은 곳에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뿐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영국의 독특한 국가 정체성에 대한 갈망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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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섬나라의 고립주의와 특별한 운명 의식

영국은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과 분리된 섬나라입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영국인들에게 대륙 국가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던 경험은 영국인들에게 강한 독립심과 자긍심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유럽의 일원이기 이전에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죠.

 

자신들만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독자적인 방향으로 굴려갈 운명을 타고났다고 믿는 듯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운명 의식은 유럽 통합 과정에서도 영국이 때로는 거리를 두거나, 예외 조항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나타났습니다. EU의 공동 정책보다는 영국의 주권과 자율성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브렉시트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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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국의 유산과 희미해진 영광에 대한 향수

대영제국은 영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제국의 영광은 시간이 흘러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영국인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EU 탈퇴를 통해 과거처럼 영국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EU의 틀 안에서는 제약받을 수밖에 없는 영국의 독자적인 외교 및 무역 정책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브리튼'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열망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오래된 사진첩을 들춰보며 과거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그리워하는 감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과 국제 질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는 브렉시트라는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3. 주권 회복이라는 강력한 외침과 민족주의의 부상

브렉시트 캠페인의 핵심 구호 중 하나는 '주권 회복'이었습니다. EU 회원국으로서 영국의 법률과 정책 결정에 EU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습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EU 탈퇴를 통해 영국이 스스로 법을 만들고, 국경을 통제하며, 무역 협정을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게 되기를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영국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민족주의 정서와 맞물려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오랫동안 억눌려왔던 민족주의적 감정이 브렉시트라는 계기를 통해 강력하게 분출된 것입니다. 세계화 시대 속에서 민족주의는 때로는 퇴행적인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브렉시트 는 강력한 동력이 되어 EU 탈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브렉시트는 단순히 경제적인 결정이 아닌, 영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 속에서 형성된 복잡한 국가 정체성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섬나라로서의 고립주의, 과거 제국의 영광에 대한 향수, 그리고 주권 회복을 외치는 민족주의적 열망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브렉시트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EU와의 관계 재정립, 경제적 영향 최소화, 분열된 사회 통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항해를 시작한 배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야 하는 것처럼,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의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영국의 국가 정체성은 앞으로도 브렉시트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영국 사회는 이 복잡한 정체성을 어떻게 재정립해 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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